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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유도 마시고. 이 아저씨는 너희 선생님을 찾아야 해. 덧글 0 | 조회 76 | 2019-09-23 12:52:14
서동연  
[자, 우유도 마시고. 이 아저씨는 너희 선생님을 찾아야 해. 선생님 어머니가 아프시거든.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 어머니와 만나게 해드려야 해. 너는 엄마 없니?]하지만 나는 그이를 보내주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그와 다닌다면 그가 움직이는데 불편할 것이고, 내가 없는 게 그의 은신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내란을 획책한 자의 말로야 뻔한 것 아니겠소. 옛날 같으면 능지처참에다가 삼족을 멸했겠지만.][염려하지 마세요. 들어가는 즉시 연락을 드릴께요.]제대를 몇 개월 앞둔 어느날 밤, 장 중령은 자기 사무실로 상우를 조용히 불렀다. 사무실은 잘 정돈되어 있었고, 탁자위에는 양주가 한 병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치즈니 햄, 대구포 같은 안주거리가 프라스틱 쟁반위에 수북히 놓여 있었다. 장 중령은 이미 전작(前酌)이 있었던지 얼굴이 제법 붉어 있었다.늘 이런 일에 매달리면서도 그의 곁을 맴돌던 죽음이라는 단어가 지금처럼 절실하게 상우의 피부에 와닿은 적은 없었다. 실수로 사람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그가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 못했었다.[모두 조용히 해. 이게 장난감총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은 놈은 앞으로 나와 봐. 자! 모두 손들고 저쪽으로 가!]녀석은 새파랗게 질려 두 손을 홰홰 내저었다. 겁이 나서 혀가 꼬이는지 발음이 엉망이었다.[네가 아무리 절대적으로 추앙하는 신이라고 해도, 이 세계의 법칙에 위배되면 악마로 인식될 수가 있지. 어둠의 세계에서는 신도 적이 되지.]꼬마인 그는 그들에게 다가가다 그 사건을 목격하고 말았다. 친구를 추락시킨 녀석이 그를 발견하고는 그에게 다가와서 주먹으로 가슴을 한 대 쳤다. 그는 쓰러지며 그 녀석 앞에 무릎을 꿇어버렸다. 선생님한테 이르면 죽을 줄 알아! 녀석은 으름장을 놓았다. 그 녀석은 그의 학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 하는 놈이었다. 그때까지 약골이었던 그는 녀석의 험상궂은 얼굴이 무서워 선생님께 일러바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한 뒤에 풀려날 수 있었다. 녀석에게 얻어맞은 가슴이 얼얼했다
어쩌면 그날의 싸움은 오히려 상우가 더 원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냥 아래층에 있는 화장실에 갔다온다고 말하고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도 있었는데, 약속시간에 늦었고, 그 복학생이 함부로 나서서 술자리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에 그에 대한 분노가 싹텄는지도 모르겠고, 어쩌면 그의 마음속에 끔틀대던 파괴본능이 시험을 치르느라 날카로와진 신경을 자극해 무언가 부셔놓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한계상황에 다다랐는지도 몰랐다.[내가 견딜 수 없었던 것은 너의 미온적인 태도였어. 물론 네가 변함없이 꿋꿋하리라는 점은 좋았어. 하지만 나는 답답했던 거야. 불같이 화끈하게 사랑하고 싶었어. 그런 뜻뜨미지근한 사랑은 싫었어. 살포시 안기기 보다는 뼈가 으스러지도록 껴안아 주길 원했어. 그래서 난 그런 자극적인 것을 찾아 현도씨를 따라간 거야. 하지만 그런 자극적은 것은 오래가지 못했어. 집을 떠나 여행을 시작한 사람이 길에 나서자 마자, 집이 그리워지는 것처럼 네게 돌아가고 싶었어. 너는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어 주었거든. 대부분의 남자들이 새로운 여자를 찾아 떠나는 것과 반대로 그 모습 그대로 너는 있어 주었어.]인혜는 상우쪽으로 곱게 눈을 흘기며 영은의 말을 받았다. 인혜는 묘하게 눈을 흘기는 재주를 가졌다. 그녀의 눈 흘기는 각양각색의 모양을 보노라면, 아마 이 여자는 눈 연기 하나만으로도 CF모델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곤 했다.[어쭈, 이게 반항해? 너 전기 맛 한 번 볼래. 아주 짜릿할 걸.][이거 내가 걸쳐도 될까. 이 옷 때문에 인혜와 한바탕 하는 거 아녜요?]인혜와의 만남은 남녀간의 인연의 끈이 얼마나 질긴가를 그에게 새삼 일깨워 주었다. 남해안의 섬 몇 군데를 떠돌다가 그들은 상경했다. 이미 전화를 통해 장 실장이 상우 앞으로 작은 아파트를 하나 준비해 두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인혜와 상우는 그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기로 결정했다. 졸업과 동시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했다.통일전선전술을 그 모토로 소외계층에 파고들어 그들의 현실불만을